- 작년보다 매출 8.77% 줄었지만
- 영업익 111%·순이익 180% 늘어
- 이익지표·재무 현황 등도 개선

부산 울산 경남지역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허리띠 졸라매기 식' 경영으로 불황형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 구조조정 등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로 이익은 급증했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부 울 경 지역 12월 결산 상장기업 185개사 중 159개사의 '2016년 상반기 결산실적 분석'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1조7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조659억 원(8.06%)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조303억 원(111.01%)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1조3205억 원(179.66%) 늘었다.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익 지표도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부 울 경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87%로, 전년의 2.12%보다 2.75%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4.93%로, 3.31%포인트나 높아졌다. 재무 현황도 좋아졌다. 부 울 경 상장사의 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88억 원 증가했지만 부채는 2조6742억 원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지역 상장기업 57개사의 매출액이 7조2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32억 원(2.47%) 줄었다. 영입이익은 5195억 원으로 1366억 원(35.6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794억 원으로 1965억 원(69.46%) 늘었다.

특히 울산지역 25개사의 매출액은 16조6161억 원으로 2조4904억 원(13.03%)이나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62억 원, 7074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남지역 77개사 역시 매출액은 17조8709억 원으로 9859억 원(5.53%)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345억 원(+1176억 원·12.83%), 8687억 원(+1187억 원·15.83%)을 기록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부 울 경 상장사가 투자를 확대하기보다는 비용을 줄여 매출액은 감소하는데 이익은 늘어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라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속할 수 있는 성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업과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