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 혼란 대비 긍정 평가 속
- 먼저 제안한 건 부적절 지적도
- 정치적 논란 비화 가능성까지
한국과 일본이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2월 100억 달러 규모로 종료된 지 1년6개월 만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두 나라 간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지난해 2월 만료된 통화스와프를 1년6개월 만에 다시 체결하기로 한 것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7월 협정 체결 이후 14년 동안 유지되다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중단됐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것으로, 외화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한국과 일본은 2001년 7월 20억 달러 규모로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시작해 2011년 10월엔 700억 달러까지 규모를 키워나갔다.
일본은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나라로 우리 금융시장 혼돈기에 도움이 된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미 기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해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는 29일에는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합의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피셔 부총재 등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고위당국자가 지난 25일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의제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외환시장에 혼란을 주게 됐다. 또 우리정부가 먼저 통화스와프 논의를 꺼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 간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와 관련해 경제 논리에 초점을 맞춘 우리 정부의 시각과는 달리 일본 측은 외교적 성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과거 양국 통화스와프가 역사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통화스와프가 필요할만큼 한국경제가 외환문제에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내 한국경제의 저평가를 부를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되는 한일 통화스와프가 정치적인 논란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