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량 수입 의존 AS 등 어려워
- 외국품 분석 연구, 설계도 개발
- 내년 6월부터 본격 상용화 가능
- 향후 중국·일본 시장 확보하면
- 위기의 조선업 살릴 희망 될 것
부산시의 올해 벤처투자 지원 규모는 85개 기업 762억 원에 달한다. 적극적인 창업투자 유치로 올해 422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끌어들였다. 창업투자가 낙후된 부산시의 제조업에 신기술을 입힐 수 있다는 가능성에 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십 년에 걸친 부산시 제조업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벤처투자에 지난 2월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일곱 개의 업체를 발굴했다. 제조업 네 곳과 IT 서비스 기업 세 군데 등이다. TMS21은 부산의 대표산업인 조선기자재 업체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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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기자재업체인 TMS21의 서진교(오른쪽) 대표가 직원과 함께 기술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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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평형수 부품 국산화
TMS21 서진교(49) 대표는 올해 6월 창업해 선보엔젤파트너스와 중소기업청 등에 총 4억 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1억 원의 투자 약속도 받아냈다. 20년 가까이 관련 업종에서 기술 관련 업무를 하며 쌓은 지식 덕분이다.
강서구 유통단지에 작은 사무실을 차린 그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인 수질측정 분석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선박평형수의 성분을 분석하는 센서로,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의 핵심이다. 선박평형수는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안으로 들이는 해수로, 국제해사기구(IMO)는 이 해수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며 2017년까지 전 세계 모든 선박이 처리장치를 달도록 규제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단순했다. 서 대표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격으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며 "국산화가 되지 않았던 제품이라 개선 사항 등을 요구해도 해외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사들이는 수질분석 측정기는 더 비싸다. 또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리 기간이 길어 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 대표는 해외 제품들을 끌어모아 분석하고 설계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질측정 분석기는 시제품이 완성됐으며, 상용화까지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내년 3월께 제품의 틀이 만들어질 전망이며, 6월에는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질분석기, 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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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제품인 선박평형수 수질측정 분석기를 설명하는 서 대표.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가로 20㎝, 세로 30㎝가량의 작은 상자 안에 다양한 부품이 들어가 있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시약과 혼합하는 구조다. 여기서 시약이 중요한데, 이 시약은 환경공학 전공의 석·박사 직원 2명이 환경공학 계산식에 따라 조제했다.
시약과 바닷물이 섞인 뒤에는 광학적 지식이 요구된다. 바닷물이 혼합된 시약은 색깔이 변하는데, 색의 변화 정도에 따라 염소(Cl)와 브롬(Br)의 농도치가 나타난다.
해수 기수 담수는 염소와 브롬의 농도가 각기 다르다. 이 반응을 통해 해수에 포함된 총잔류산화물질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총잔류산화물질의 농도에 따라 선박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해수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구조다.
수질측정 분석기는 현재 국내 제조 업체가 없다. 전량 해외에서 수출하고 있으며, 납기기간 비용 A/S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시제품을 통해 설계도면을 확보했으며, 상용화까지는 제품 신뢰도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규모가 큰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시장은 내년 본격 열리며, 현재 위기에 빠진 조선업 경기를 살릴 희망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분야에서 한국은 전 세계 5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으로 시야를 확대하면 60% 이상이다. 서 대표는 상용화에 성공하면 한국 중국 일본을 중점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어떤 지원받나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은 회계 문제다. 서 대표도 마찬가지. 기술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세금 문제나 비용 처리 등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실정이다. 창업 6개월에 접어들었지만, 환경공학 석사 출신 직원이 회사의 비용 등 회계 업무를 겸하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서 대표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다. 경영 컨설팅으로 경영 전반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세무 회계 등의 지식과 상업 전반에 관한 교육이 선보엔젤파트너스의 전문가를 통해 진행된다.
특히 기술적인 도움에 대해서도 서 대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모기업인 선보공업의 수십년 제조업 기술들을 스타트업에 제공하기도 한다.
서 대표는 "선보엔젤파트너스는 선보공업을 모태로 제조업 기술을 스타트업에 전수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며 "상용화 직전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께 제품에 대한 기술적인 보완점 등 제품 기술력 전반에 관한 조언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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