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미국, 독일의 전유물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쉽게 말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유·무형의 공간에서 이종 산업 간 논의를 거쳐 새로운 융·복합 산업이 창출되는 과정이다.
국내 주력산업(자동차 조선 등)이 집중된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은 역설적으로 '한국판 4차 산업혁명'을 일궈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주력산업이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신산업이 주력산업의 빈자리를 채우거나 기존 제조업이 ICT(정보통신기술)로 융합돼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인숙 한국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동종 조합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워킹그룹을 만들어 새로운 파트너를 잡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러한 논의에서 앞으로 무엇이 창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부울경은 특히 조선산업, 조선기자재산업, 기계업종의 협동조합 체제가 잘 구성돼 있어 논의가 활발하고 상공회의소 간 교류의 틀도 마련돼 있다. 부울경은 상공회의소들이 중심이 돼 지난해 9월 울산롯데호텔에서 2013년 6월 설립된 동남권경제협의회를 확대한 동남권 상생발전포럼을 발족시켰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와 관련해 갈등이 있었지만 현재는 김해국제공항 새 활주로 1개 건설을 놓고 길이 3.8~4.0㎞로의 연장이라는 공통 목표도 갖고 있다. 에너지산업과 관련해서는 경남 진주 한국남동발전, 부산 한국남부발전, 울산 한국동서발전을 비롯해 인접한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이 긴밀하게 협력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
독일판 4차 산업혁명인 '인더스트리 4.0'은 독일 기업과 산업계 협회의 주도적인 역할로 초기부터 방향과 전략을 논의해 큰 그림을 그렸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미래 전략을 수립해 국가와 공유하고 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