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해양시추설비 인도
- 감산 등으로 국제유가 회복영향
- "유가하락 위험 잔존, 낙관 일러"
삼성중공업이 1년반 만에 대형 해상 석유 생산설비를 수주하고, 대우조선해양도 연기됐던 시추장비 인도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저유가 덫'에 빠져 어려움을 겪던 조선업계가 새해 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부터 숨통을 틔우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조선기자재업계에서도 극심한 일감 부족 현상을 타개할 수 있을지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영국의 대형 석유회사 BP(British Petroleum)사로부터 12억7000만 달러(한화 1조5000억 원) 규모의 부유식 해양생산 설비를 수주했다고 5일 밝혔다. 국내 대형 조선3사의 새해 첫 수주이자 1년6개월 만의 해양플랜트 수주다. 오는 2020년 8월 인도 예정이며, 하루 원유 11만 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4일 계약금액만 6000억 원에 달하는 해양시추설비인 '잭업리그' 1기를 인도하고 발주사로부터 4600억 원의 잔금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 등에 따라 인도가 연기됐던 장비다.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에 드릴십 2척 등 총 6기의 해양플랜트도 추가로 인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소식에 조선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에 따라 국내 조선소는 구조조정 악재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OPEC과 러시아의 감산 합의 등으로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단 1척도 없었던 해양플랜트가 발주가 재개된 것이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최병국 전무는 "과거 국제유가가 80~100달러 선에서 해양플랜트 산업이 호황기를 맞았으나 유가가 급락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며 "저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해양플랜트 산업의 비용절감 기술 개발 등으로 현재 50~60 달러 선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형 시추선 수주 효과가 지역 기자재업체까지 연동되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중소업체는 좀 더 신중한 편"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저유가 시대'가 끝났다고 보기에 이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성향이 국제유가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점이 올해 세계 경제의 주요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석유 수출이나 셰일가스 산업 확대 등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국제유가는 다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부산경제진흥원 박재운 경제동향센터장은 "유가 회복을 위한 러시아와 OPEC의 감산 합의도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 깨질 수 있다"며 "결국 국제유가 추이는 트럼프 취임 이후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철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