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개방시대에 외국자본이 부두를 운영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지만 외국자본이 모든 신항의 부두 운영권을 가지면 운영의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국부유출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지요. 한진해운 몰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지금은 공공기관의 지분 참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산항 주변의 해운항만물류 관계자와 학계 등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그들은 한진해운 몰락도 해운에 대한 정부의 무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터미널운영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부산신항처럼 5개 터미널 중 4개가 외국자본에 장악되면 부산항 관리자인 부산항만공사(BPA)가 제역할을 못해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주요 항만의 터미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모든 터미널운영사에 대해 50% 이상 지분을 확보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세계 최대 환적허브인 싱가포르의 경우 4개 터미널은 정부 항만하역 전문회사인 PSA가 100% 지분을 갖고 있고, 3개는 합작법인이지만 PSA가 51%를 보유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역시 정부 산하 항만하역 전문회사인 DP월드가 3개의 터미널에 대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PSA와 DP월드는 부산신항의 1·4부두와 2부두의 최대 주주이다.

해상물동량 처리 세계 1위 상하이는 중국 최대 항만그룹인 SIPG가 6개 터미널의 100% 지분을, 3개 합작법인에 대해서는 30~51%의 공공지분을 갖고 있다. SIPG는 선사 물량과 요율 협상 등의 계약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거의 모든 항만서비스 제공자로 선사를 장악하고 있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