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는 올해 뚜렷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리스크가 대부분 올해 상반기, 특히 1분기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말까지의 정부 대응과 정책의 실효성 등이 한국 경제의 운명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부와 경제기관의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탄력을 받는 '상저하고' 흐름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상·하반기 전망치(연간 2.5%)는 각각 2.4%와 2.6%로 제시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연간 2.1%)도 올해 우리 경제가 각각 1.5%와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기관의 전망치 역시 이 같은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경연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뿐 아니라 미국·중국발 악재와 유럽 대선 등이 집중돼 있어 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상저하고' 기류에 대비하기 위해 재정 조기집행에 나서는 등 '1분기 경기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2017년) 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에너지 신산업 등 공공기관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극도로 침체되지만 않는다면 2분기부터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탄액안 판결과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석주 기자

◇ 2017년 상·하반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치 구분 상반기 하반기 연간 한국은행 2.4% 2.6% 2.5% 한국경제연구원 1.5% 2.6% 2.1% ※자료 : 각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