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는 주권거래 정지
- 출범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한국 해운업을 이끈 제1의 국적선사 한진해운이 법원의 회생절차 중단 결정으로 출범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유동성 위기에 빠져 지난해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5개월 만에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 회생절차 폐지는 사실상 파산을 의미한다. 한진해운 채권단 등이 앞으로 2주 안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법원은 오는 16일 회생절차 폐지 확정에 이어 17일 '파산'을 공식 선고하게 된다.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보유 지분 1억4823만여 주 등 한진해운의 자산 매각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단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법원의 결정은 '주요 자산을 매각한 한진해운을 계속 운영할 때의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인정된다'는 조사위원의 실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파산 선고를 내린 뒤 곧바로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관련 절차를 밟는다.

이로써 1977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선사로 설립된 한진해운은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침몰'의 운명을 맞는 '국내 1호 선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진해운과 대한항공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한진해운의 주권 거래를 정지했다. 법원이 오는 17일 파산 선고를 내리면 한진해운은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상장 폐지된다.

이석주 박지현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