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채낚기 어선의 선원들이 동해상에서 오징어를 잡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냉장 연근해 오징어 소비자 가격은 ㎏당 1만836원으로 지난해 동기(7897원)보다 37.2% 증가했다. 냉동 연근해 오징어 소비자 가격은 ㎏당 8370원으로 지난해 동기(6013원)에 비해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냉장 오징어 가격은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당 1만 원을 넘긴 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산지 가격은 소비자 가격보다 더 많이 올랐다. 부산공동어시장의 1월 말 오징어 가격은 ㎏당 5445원으로 지난해 동기(1968원)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이처럼 오징어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이유는 어획량이 준 데다 비축량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특히 원양 생산량은 87% 급감했다. 민간 비축 재고량도 여유가 없다. 정부 비축량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최근 3년간 국내 오징어 생산량을 살펴보면 ▷2014년 연근해 16만3887t, 원양 16만6547t ▷2015년 연근해 13만9909t, 원양 15만835t ▷2016년 연근해 10만7350t 원양 1만9994t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지난 1월 어획량은 9286t으로 지난해 동기(1만9761t)에 비해 절반 이하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1월 말 오징어 민간 비축 재고량은 4만1995t으로 지난해 동기 14만2060t에 비해 30%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오징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은 연일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근해 오징어 성어기(9월~익년 1월)가 끝나고 대부분의 어선들이 철망했기 때문이다. 수산업계 관계자들이 원양 오징어 생산량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결국 원양 오징어 생산량이 오징어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셈이다. 본격적인 올해 오징어 가격은 원양 오징어가 국내에 반입되는 4월이 돼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어기(2016년 12월~2017년 6월)에 들어간 원양 선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포클랜드 해역에 입어료를 내고 본격적인 조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원양 선사들은 총 8964t을 잡아 2016년 동기 7573t보다 증가했지만 2015년 어기의 3만t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원양 오징어 선사 관계자는 "작년 어기에는 포클랜드 정부가 해역 입어료 70%를 환불해 줄 정도로 최악의 오징어 흉어기였다"며 "올해 어기는 지난해보다 어획량이 나은 편이지만 아직 평년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원양 오징어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민간 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냉동오징어 물량 방출하고 단체 급식에서 오징어 대신 다른 식재료 이용을 독려하는 중이다. 또한 민간이 보유 중인 오징어 물량을 정부가 수매할 계획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