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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구축 영업망 물거품…해운업 '위기 도미노'

한진해운 결국 파산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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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로 몸집 키운 글로벌 선사
- 저가수주 공세로 위협하는 판에
- 화주들 국내 해운에 불신 커져

- 정부 "7200억 자본확충 지원
- 산업 경쟁력 회복 본격 추진"

국내 1위, 세계 7위의 국내 대표 해운사 한진해운이 17일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
17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 마린센터 로비에서 열린 한진해운 파산선고 고별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한진해운 파산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는 이날 한진해운에 파산 선고를 내렸다.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2주간의 항고기간 동안 적법한 항고가 제기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였던 한진해운은 창립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수송보국(輸送報國)의 꿈도 꺾였다.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한국 해운업도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가뜩이나 세계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 물동량 둔화와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의 총량) 공급과잉으로 해운시장의 전망이 암울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대 선사인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40년간 세계 곳곳에 구축한 영업망이 사라졌고, 물류대란의 악몽으로 글로벌 대형 화주들이 국적 선사를 외면하는 등 국내 해운업에 대한 신뢰회복은 갈수록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가장 큰 위협요인은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다. 현재 중국 최대 국영선사인 코스코(세계 4위)가 홍콩계 선사 'OOCL'(9위)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도 함부르크수드(7위)와 합병한다. 초대형 선사들이 몸집을 불리며 저가 수주에 나서면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적 선사들의 입지는 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적 1위 선사로 올라선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해운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선박해양이 다음 달 초까지 현대상선의 선박 10척을 매입하는 등 72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지원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수년 내 국내 선복량이 한진해운 침몰 이전인 100만 TEU를 회복하도록 선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최대 20척의 선박 신조를 돕고 국적 터미널운영사를 만든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운영했던 일본 도쿄·대만 카오슝 터미널을 인수했고,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인수 협상도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과 장금상선, 흥아해운이 결성해 다음 달 출범하는 '미니 동맹'인 HMM+K2 컨소시엄을 국내 대부분의 선사가 참여하는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을 인수해 3월 중 영업을 개시하는 SM상선도 정부의 각종 지원책을 활용하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국해양산업노동조합연맹, 부산항만산업협회,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20여 개 해양항만관련단체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한진해운 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 마린센터에서 한진해운 파산선고 고별 기자회견을 열어 "한진해운의 몰락은 무능한 금융당국자, 책임 회피에 급급한 채권단, 힘 없는 해양수산부 관료들, 무책임한 사주, 정부의 오판이 부른 대참사"라고 규정한 후 국정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또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지역 해운항만 관련 영세업체들이 여전히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 40년 영욕 일지

▶1977년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한진해운 출범

▶1988년 국내 '1호 선사' 대한상선 합병, 오늘날 한진해운으로 재출범

▶1992년 국적 선사 최초 매출 1조 원 돌파

▶1995년 ㈜거양해운 인수

▶2003년 창업주 3남 고 조수호 회장 독자 경영 체제 출범

▶2007년 최은영 회장 독자 경영

▶2013년 3년 연속 적자 기록, 대한항공 긴급 자금 지원

▶2014년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해운 회장 취임

▶2016년 5월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2016년 8월 채권단 신규 지원 불가 결정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2016년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2016년 9~12월 글로벌 물류 대란

▶2016년 10∼12월 법원, 주요 자산 매각

▶2017년 2월 한진해운 회생절차 폐지

파산 선고

이흥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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