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30억으로 주가 올려"
- BNK "전혀 조종할 수 없는 액수"
- 불공정거래 여부 검찰서 밝혀야

금융감독원이 BNK금융지주 경영진의 조직적인 주가 시세 조종 정황을 포착해 부산지검에 자료를 넘긴 것으로 전해지면서(본지 24일 자 13면 보도) 지역 금융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시세 조종으로 볼 수 있는가 ▷'꺾기 대출'의 변형인 신종 '유사 꺾기'인가 등 두 가지다.

일단 시세 조종 여부부터 논란이다. 24일 금감원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1월 6~8일 사흘간의 주가를 기준으로 유상증자 시 새로 발행하는 주식의 공모가를 정한다고 공시했다. 그런데 BNK금융 주가는 지난해 1월 6일 3.21%(종가 8130원) 떨어졌다가 7, 8일 각각 0.62%(8180원), 1.34%(8290원) 상승 마감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주가 상승 시점에 BNK금융 경영진의 부탁을 받은 외부 인사 10여 명이 부산은행에서 대출 300억 원을 받고 3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부분이 시세 조종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이런 방식의 시세 조종을 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은 녹취록 등 증거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외부인사 10여 명 중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의 임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NK금융 측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BNK 관계자는 "유상증자 전후 주가가 8000원대 초·중반에서 지속적으로 오르내렸고, 신주 공모가는 6700원 선이었다. 시세를 조종할 이유도 능력도 없었다. 하루 거래액만 200억~300억 원에 이르는 주식의 주가를 고작 30억 원으로, 그것도 사흘에 걸쳐 조종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쟁점은 '유사 꺾기 대출로 볼 수 있는가'이다. 과거 대출액 중 일부를 다시 해당 은행에 예·적금으로 예치하도록 했던 과거 꺾기 관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주식을 매수하게 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주식시장 불공정거래를 감시하는 특별조사국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한 상황이며, '꺾기 대출' 여부는 검찰에서 밝혀질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은행이 유상증자할 경우 거래 기업들이 '어려울 때 도와줬으니 빚을 갚자'며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에는 엘시티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 보니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희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