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항공수요가 축소된 것을 놓고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27일 "영남권 전체 항공수요는 3800만 명"이라고 밝혔다. 김해공항의 항공수요를 축소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 예타를 수행 중인 KDI는 항공수요를 3200만 명가량으로 보고 있어 국토부와 KDI 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국토부 최정호 2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바른정당 부산시당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국토부 계획대로 김해공항 확장이 신속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 게 중요하다"며 "국토부 용역이었던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3800만 명이라는 영남권 항공수요 조사는 축소된 바 없다"고 말했다.

최 차관의 이날 발언은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한목소리로 "KDI가 애초 수요를 2500만 명대로 낮춰 잡았다가 부산 민심이 들끓자 10%가량 늘린 것으로 안다"는 등의 비판을 제기한 데 따른 해명이다.

하지만 한국교통연구원이 영남권 총수요(ADPi 조사)를 재산정해 KDI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해공항이 확장 건설되면 총수요가 3218만 명이었다. 국토부 의견을 주로 반영하는 교통연구원이 KDI에 3200만 명 정도라고 예타를 진행하고 있는 KDI에 자료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진복 의원은 "KDI가 보고할 때 3800만 명이라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부산시당은 조만간 KDI 김준경 원장을 국회로 불러 '총수요 축소 논란'의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 KDI가 예타를 실제로 축소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 논란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이날 김해공항 새 활주로의 길이를 3.8㎞로 연장하는 데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