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자회 "내주 중 입장 전달할 것"
- 인상 땐 분양가 등 오를수도
- 건설사는 물론 소비자도 타격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모래 공급량이 필요량의 절반에 그치면서 레미콘 가격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레미콘 가격 인상은 건축비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5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 레미콘업계가 지난달 말부터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와 레미콘 가격 인상을 위한 1차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건자회는 시공순위 상위 종합건설사에 근무하는 자재 구매 담당자 협의회로, 레미콘 제조사들은 건자회와 협상을 통해 가격 인상폭을 정하고 있다. 부산 레미콘업계는 이날 현행 78%인 레미콘 협정가격을 82%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건자회에 전달했다. 이는 현재 ㎥당 6만8400원인 레미콘가격을 7만2000원으로 5.3% 인상해달라는 의미다. 부산 레미콘업계는 지난주 부산지역 1군 건설업체에도 공문을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부산 레미콘업계에서는 모래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해 모래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필요량의 절반 이상을 남해 모래에 비해 배 가량 비싼 서해나 육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운송료 역시 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운송비는 현재 1회 운송 시(6㎥ 기준) 4만 원 수준인데, 물가상승분과 유류가격 인상 등을 감안해 1500~2000원 인상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레미콘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부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모래 수급난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는 단가인상 없이 버텼지만 이제는 한계에 부닥쳤다"며 "원자재가격 변동요인이 발생한 만큼 2014년 이후 그대로인 레미콘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요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자회 관계자는 "부산 레미콘업계의 의견은 들어봤고 증빙 자료도 확인했다. 그러나 모래 수급난에 따른 가격 인상은 일상적인 요인이 아닌 갑작스러운 급등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 주 중 건자회 입장을 정리해 업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미콘 가격이 인상될 경우 건설사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분양가에 레미콘 인상분이 반영되면 분양가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레미콘 인상분을 건설사가 안으면 그만큼 경영부담이 심화된다"며 "만약 인상분을 입찰가나 분양가에 반영한다면 그 여파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