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 원을 투입하며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했던 정부가 불과 1년5개월 만에 또다시 2조9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던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앞으로 이 같은 '말 바꾸기 지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예측 부실로 말 바꾸기를 자초한 것을 시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정부·채권단으로서는 조선업의 장기 시황부진을 충분히 예측하지 못했고, 대우조선의 위험요인을 보수적으로 판단해 대응하지 못했던 부족함이 있었다"며 "당초 구조조정 계획을 수정하게 돼 정부와 채권단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우조선의 유동성 조달 차질로 당초 방침을 바꿔 이번 지원을 결정한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다. 2015년 지원 당시 대우조선의 2016년 신규수주 규모를 115억 달러로 가정했으나, 유례없는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실제로는 15억4000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발주처가 소난골 드릴십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의 인도를 지연한 것도 유동성 유입이 크게 감소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지원으로 대우조선의 정상화가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앞서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의 경영상황은 여전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는 조선산업 업황 회복 여부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