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국 어획량 감소 만회 위해
- 국내 수역 침범 가능성 커져
- "드론 등 이용 감시감독 강화를"

중국 농업부가 역대 가장 엄격한 휴어제를 시행하고 미하원이 중국을 겨냥한 강력한 대북제재법을 발의함에 따라 우리나라 해역 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어업자원연구실은 26일 '중국의 휴어제 확대, 불법조업 증가에 대비해야'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중국 농업부는 지난 2월 2017년 휴어제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골자는 발해, 황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해역에서 오는 5월 1일부터 9월 1일 전후까지 휴어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통상 휴어제는 6월 시작됐지만 한 달이나 앞당겨졌고 금지어업 유형 또한 확대됐다. 중국 정부는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자원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휴어제 관련 규제내용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KMI 안지은 연구원은 "중국이 용어는 '휴어제'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보상이 없는 '금어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중국 바다 사이를 회유하는 수산자원이 증가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자국에서 보상이 없기 때문에 어업인들이 어획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우리 수역까지 넘어와 불법 어업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MI 이정삼 실장은 "증가 가능성이 큰 중국의 불법 조업에 대해 처음부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어업지도선의 대형화, 해경이 준비 중인 드론을 이용한 감시·감독 시스템 강화, 동·서·남해에서의 단속 전진기지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실장은 "중국이 자원관리를 위해 휴어제를 확대하는 것을 본보기 삼아 우리나라도 '수산자원관리법'의 휴어지원을 현실화해 수산자원 회복을 가시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미하원이 발의한 '대북제재강화법'에 북한과의 어업권 거래가 포함돼 있어 중국의 불법조업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북한의 대외거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하는 이 법은 지난해 2월 처음 발효한 대북제재법보다 훨씬 강도가 높다.

지난해 발효한 법으로 인해 중국의 국영통신기업 ZTE가 북한·이란과 거래해 지난 7일 미국 법무부로부터 11억9200만 달러(1조34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아 지난 22일 8억9200만(1조 원) 달러는 납부하고 3억 달러는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새로 발의된 이 법안에는 '북한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어업권을 사거나 얻은 기업·개인도 제재 대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국 해역 내 어업권을 중국에 수백 억 원에 팔아 NLL(북방한계선) 북쪽의 동·서해에서 중국어선 1000척 이상이 무차별적으로 동해의 오징어와 서해의 꽃게 등을 싹쓸이해 우리나라 어민들의 불만을 샀다.

미국의 공화·민주 양당이 발의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북한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로 인해 북한 수역을 오가는 동해 오징어와 서해 꽃게 등의 자원회복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업 기간과 구역이 갈수록 줄어드는 중국 어선은 어쩔 수 없이 우리 해역으로 불법 조업을 나설 것이 뻔해 앞으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