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기를 맞은 '위기의 부산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스마트공장화가 급부상했지만, 장기적 안목의 정책은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부산시의 스마트공장 확산 정책이 단순 소프트웨어(SW) 보급과 운용 인력 양성 등 단기적인 대책에 머물러 있을 뿐, 제조업의 스마트공장화를 향후 10년 이상 유지시킬 기업 경쟁력을 보장할 연구개발(R&D) 지원 방안은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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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가 추진 중인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제조공정을 관리하는 SW 보급과 인력 양성으로 이원화돼 있다. 특히 SW 보급 부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2억 원을 투입해 165개사에 SW를 보급했다. 올해에는 최소 42억 원을 투입해 75개사 이상으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은 단순 SW 보급 등에만 치우쳐 있을 뿐 지역 제조업 성장의 틀을 바꿀 장기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대 김호원 사물인터넷 ITRC 센터장은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한 과제로 2년짜리 단기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며 "지멘스, GE 등 해외 대기업은 플랫폼 인공지능 등의 최신기술을 망라해 엔지니어 제조공장 프로세스 물류 전문가와 IT 개발자를 뭉쳐 공장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제조업 대다수가 대기업의 3·4차 협력사인 점을 고려할 때, 스마트공장은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이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역 중소기업이 절감된 비용을 R&D 투자에 연계할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비용 절감을 장기적 경쟁력 강화로 연결할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부산시 정책에는 이를 유도하거나 이끌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차원의 스마트공장 정책 컨트롤 타워 부재도 아쉽다. 현재 부산시의 스마트공장 사업과 R&D 정책 담당 부서가 별개로 운용되고 있어 일원화된 대책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
시는 정책 일원화를 주도할 제조혁신기술센터 설립을 6개 자치단체(대구 대전 광주 충북 제주)와 연계해 추진 중이긴 하다. 국비 3600억 원이 필요한 이 사업이 현실화되면 스마트공장 적용 기업에 대해 R&D 지원과 함께 제조공정 혁신 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시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사업의 중장기 대책을 실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제조혁신기술센터 설립을 위한 국비 확보가 사실상 관건인 셈"이라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