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원화 강세가 빠르게 전개된 이유는 트럼프의 약달러 선호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3월 중순 탄핵안 통과 이후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유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 부각으로 외국인 매수세 강화 등 때문이다.

하지만 4월 이후 다시 원화 약세가 빠르게 전개되는 양상인데 그 이유는 연준의 연내 보유자산 매각 검토에 따른 달러화의 강세 반전, 미중 정상회담을 분기점으로 중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가 감소하며 동시에 한국도 그 가능성 완화,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북한의 선제 타격 가능성으로 연결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측면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 스탠스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외국인 스탠스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코스피 2100선 초반까지 하락하며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진행된 현시점에서 실적에 초점을 맞추어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 공개를 시작으로 시장은 실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어닝 시즌 전반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코스피의 1분기 이익 추정치 변화를 살펴보면, 1분기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은 44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익 전망 상향에 대한 대부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어, 기타 섹터에 대한 이익 전망 상향 폭은 상당히 제한적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2분기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여부가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7%에 달하고,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25.2%에 달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리레이팅 =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으로 볼 수 있다.

FN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이어 2분기 12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 달성이 전망되며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이 다시 경신(예상치 12조5000억 원)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애플과 큰 차이가 없고, 영업이익은 애플의 65% 수준인 반면 시가총액은 애플의 38% 수준이다. 물론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낮다는 점을 고려해도 삼성전자의 이익 경쟁력과 저평가 정도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폰8 출시(오는 9월 예정) 이후의 진검승부 시기에서 경쟁력 확인 여부가 될 전망이다.

남헌식 KB증권 동래지점장

※ 본 기고문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KB증권의 투자의견과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