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BSI 여전히 바닥 수준
- "경기회복 속단은 아직 무리"

올해 들어 눈에 띄게 개선된 수출 증가세 등으로 국내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 등 핵심 업종의 경기는 여전히 바닥 수준인 데다 G2(미국 중국) 국가의 통상 압력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일부 수치만으로 경기 회복세를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전국 법인기업 2889곳을 대상으로 '2017년 4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79)보다 4포인트 오른 83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2012년 5월(83) 이후 4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지난해 12월 72에서 올해 1월 75로 오른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BSI가 100(기준치)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기준치 아래에 머물고는 있으나, 적어도 흐름만 본다면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뚜렷한 개선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최근 수출 및 투자 회복세에 따른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곳곳에 상존해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국내 600대 기업(매출액 기준) 대상 '5월 BSI' 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 달 전망치는 91.7로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또 전월(93.3) 대비 1.6포인트 내려갔다.

통상 '가정의 달'인 5월은 내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4월보다 오르는 경향이 강하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동안 한 해(2013년)를 제외하고는 모두 5월 전망치가 4월보다 높았다. 한경연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과 G2의 보호무역 강화 등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한은 조사 결과를 업종별로 보면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업종의 BSI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현지 판매 급감 탓에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