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분기 국내 기업 영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며 실적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실적 전망치 상승 강도가 다소 약화되기는 했으나, 수출주가 주도하는 실적 호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1분기 국내 수출은 예상보다 빠른 물가상승과 재정정책 기대감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호조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대미수출이 감소했으나 아세안, 인도 등의 견조한 수요를 중심으로 최근 들어 최대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지수가 2월 고점 형성 이후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미국 내 정치갈등 심화, 유로존 정치리스크 확대(프랑스선거, 브렉시트 협상 본격화, 그리스 채무협상 지연) 등이 향후 기업심리위축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기저효과 소멸로 수출물가 상승세 지속이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업종별 수출물가 추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제조업 원화표시 수출물가 저점이 지난해 4월에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국내 수출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수출품목인 ICT, 자동차, 화학제품, 1차 금속의 수출물가지수도 대부분 저점이 4월에 형성되어 있다. 한편 통신 및 방송장비 수출물가는 지난해 꾸준히 하락했으며 현 수준의 수출물가가 유지된다면 전년 대비 수출물가 하락세가 확대될 수 있다. 통신 및 방송장비처럼 수출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자동차의 경우 현수준 물가 유지 시 향후 하락세 축소가 가능하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른 수출물가 상승세를 시현한 1차 금속은 상승세가 유지되겠으나 그 폭이 점차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 전자표시장치(디스플레이 등), 화학제품 등은 2분기에도 수출물가 상승세 확대가 가능하다.

한편 1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는 내수주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 국내 정치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하며 소비심리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내수기업의 경기체감지수 또한 개선되었으며, 소매판매도 4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내 소비수요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에 선거를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내수 및 고용시장부양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는 점 또한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부분이다. 환율 또한 소비 회복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서 가계 구매력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처음에는 해외소비가 가계소비 증가를 주도하겠으나, 전반적으로 소비성향을 높여 국내소비 회복에도 긍정적이다.

물론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고 있고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부재로 눈에 띄는 내수 회복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억눌렸던 소비 심리 회복이 내수 관련 센티멘털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하연 BNK투자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