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득증빙 안되면 대출 어려워져

다음 달부터 모든 상호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 분할상환을 의무화하는 '맞춤형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다. 지역의 단위 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가 모두 적용 대상이 된다. 이로써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방안 적용이 모든 금융기관에 미치게 돼, 사실상 일단락되는 셈이다. 지난해 은행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호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바 있는데, 이번 조처로 상호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6월 1일부터 상호금융권 맞춤형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모든 조합·금고로 확대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자산규모 1000억 원 이상인 조합·금고 1658곳(46.3%)에 이를 적용한 데 이어 자산규모 1000억 원 미만 1925곳(53.7%)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두 축은 대출 시 분할상환 적용과 소득 심사 강화다. 만기 3년 이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이자뿐만 아니라 매년 전체 원금의 30분의1 이상(거치기간 1년 이내)을 나눠 갚아야 한다. 주담대 담보 물건이 3건 이상이거나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올해 1월 1일 이후 공고한 분양물 대상)인 경우에는 대출기간에 원금 전액을 분할해 만기 안에 갚아야 한다. 다만 생활자금 등 일부 불가피한 대출은 분할상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소득 심사도 까다로워진다. 원천징수영수증 같은 증빙소득으로 소득을 추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증빙소득 확인이 안 될 때만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으로 소득을 추정하거나 농·어업인의 경우 농지 경작 면적당 산출량·어업소득률 등을 활용한다.

한편 금융위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 3월 13일 상호금융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2개월간 전체 상호금융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신청금액은 하루 평균 1099억 원으로 시행 전주(2404억 원)보다 45.7%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환능력에 맞는 규모의 대출을 받아 처음부터 조금씩 갚아나가도록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인 상환 부담이 감소하고 연체 위험도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업권 간 규제차이 해소로 풍선효과를 차단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 관리 등 가계부채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