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 지원은 여전히 난색
- 박근혜 정부때 이미 무산 전력
- 금융업 관점에서만 접근 지적도
금융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지역 핵심 공약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선박금융공사)를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하는 방안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반대해온 금융위가 사실상 대통령 대선 공약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어서,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이어 문 대통령의 지역공약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문 대통령의 공약인 선박금융공사 설립과 관련, 새 금융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관계부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측은 공사 형태가 아닌 주식회사 형태로 선박금융공사와 사실상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을 설립한다는 복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기관이 해운업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조선업에 대한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그러면서 "다만, 해운선사의 신규 발주를 지원하는 것이 바로 조선업의 물량 수주와 연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박금융공사를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한다는 금융위의 입장은 사실상 공사 설립을 포기하는 '눈가림식 공약 이행 계획'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금융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협정 위반 우려'를 내세워 무산시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당시 부산 정치권의 선박금융공사 설립 요구에 대해 비슷한 기능을 가진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안을 제시하며 시간을 끌다가 결국 흐지부지됐다. 주식회사 형태의 선박금융공사가 해운선사 신규 발주만 지원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해운선사들이 국내 조선사보다 더 저가의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가 이번에도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통한 해양 강국이라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는 달리 선박금융공사를 금융업의 관점에서만 접근해 국정 과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부산 출신의 한 의원은 "금융위가 박근혜 정부에서 했듯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며 "원래 공약대로 공사로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겠다"고 공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