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통사·알뜰폰업계도 강력 반발
- 시민단체 "대통령 공약 이행을"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 공약이 이해 당사자 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진통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해당 공약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아가고는 있으나, 영업적자 등을 우려하는 이동통신업체와 알뜰폰 사업자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정기획위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11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전날 상당히 진전된 안을 가져왔으나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 다만 기본료 폐지를 기본으로 최대한 통신비 인하 적용 대상을 넓혀 가자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0일에도 통신비 인하와 관련한 미래부의 세 번째 업무보고를 받은 뒤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이날 미래부와의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통신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관련법상 정부는 민간 기업인 이동통신업체에 강제적으로 "기본료(월 1만1000원)를 낮추거나 없애라"고 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업계의 자발적 결정이 이뤄지거나 미래부가 수익보전 방안 등 '당근'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이동통신사들의 결단을 유도해야 한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과 알뜰폰업계는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모든 요금제에서 1만1000원을 인하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를 포함한 업계의 손실액은 7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이들 3사의 영업이익(3조7222억 원)보다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반면 국정기획위는 우리나라의 가계 통신비 부담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만큼 인하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OECD의 '2013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의 월평균 가계 통신비 지출액은 148.39달러(16만6900원)로 34개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많았다.
시민단체에서도 "2·3·4G 기본료 모두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참여연대 등)과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기본료 폐지 시 다른 명분으로 통신 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경실련 등)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