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용 패널 등 최초 국산화
- BN케미칼은 도료시장서 두각
- 벤처캐피탈 BN인베스트먼트
- 지역 우수업체 육성에 이바지

- 토박이 소주회사 대선주조
- 시원블루 리뉴얼로 재도약
- 넉 달만에 1000만 병 판매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 BN그룹은 조선기자재를 기반으로 주류와 물류, IT, 벤처투자, 친환경 페인트, 광고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BK 6호 조선업 구조개선 투자조합' 결성식에서 박진배 BK인베스트먼트 대표(왼쪽)과 김영환 부산시 경제부시장(가운데) 등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BN그룹 제공

1978년 부일산업(현 BIP)으로 출발한 BN그룹은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패널 등 조선기자재를 최초로 국산화 했고, 지금까지도 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BIP는 2014년 선박기자재 제조업체 바칠라캐빈을 인수하는 등 급변하는 조선산업의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IP가 개발한 선박용 벽체, 천장 패널과 조립식 객실 및 욕실 등 4개 제품은 2012년 '세계 1위 제품'과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선박용 강판 제조업체 BN스틸라의 PET/PVC 라미네이트 스틸 제품과 코스모의 선박용 방화문도 2010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BN그룹의 계열사마다 기술개발이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산의 향토기업 BN그룹이 주력업종인 조선기자재를 비롯해 주류와 친환경 페인트, 벤처 투자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BN케미칼 전경.

특히 2011년 문을 연 선박용 도료업체 BN케미칼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경쟁력을 갖춰 주목받고 있다. BN케미칼이 2013년 부산대와 산학협동 프로젝트로 개발한 연료절감형 고효율 방오도료는 세계 최초로 고분자 신소재를 기반으로 만들어 선박의 마찰저항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감소시킨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BN케미칼은 선박의 엔진, 프로펠러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선박용 감쇠재의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BN케미칼 공장 내부에서 작업하는 모습.

조선기자재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BN그룹은 지역 균형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BN그룹은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수도권에만 집중된 데에서 오는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09년 부울경 지역 최초로 벤처캐피탈회사인 BK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2010년 국내 최초로 250억 원 규모의 수산업전문투자조합 운용사로 선정된 후 5개의 동남권 투자조합을 운용하는 등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금이 부족해 기회를 잡지 못하는 지역의 우수업체를 육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500억 원 규모의 6번째 투자조합 'BK 6호 조선업 구조개선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지역 소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시원블루' 리뉴얼 제품 '대선블루'.

BN그룹을 놓고 빼놓을 수 없는 계열사가 바로 대선주조다. BN그룹은 2011년 대선주조의 인수를 통해 부산시민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대선주조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이자 부산의 유일한 '토박이' 소주회사다. 1930년 설립 이후 87년간 소주만 생산했으며 '부산하면 CI(시원)'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부산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대선주조 전 대주주의 이른바 '먹튀 논란'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BN그룹은 대선주조 인수 이후 다양한 이벤트와 신제품 개발 등 부산시민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대선주조는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을 서서히 맺고 있다. 지난 1월 기존 주력 제품인 '시원블루'의 리뉴얼 제품 '대선블루'가 지역 소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대선블루는 출시 2개월 만에 300만 병 판매를 넘어섰고, 출시 넉 달 만에 판매량 1000만 병을 돌파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