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선사 점유율 61→66% 껑충
- 선복량 1년새 62% 감소 경고음
- 미주노선 점유율 절반가량 줄고
- 운송수지 22억달러 적자로 반전
- 운임협상력 약화, 물류비 부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년이 지난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한때 세계 해운강국을 꿈꿨던 한국은 이제 해운 변방국으로 밀려나고 있다.
한진해운이 모항으로 이용했던 부산항은 외형상으로 환적물량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사상 첫 2000만TEU 돌파가 눈앞에 보이지만 이는 외국선사들의 역할 덕분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9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파산함으로써 부산항 전체 물동량에서 외국선사의 점유율은 66.0%로 지난해 동기 61.5%보다 4.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국적선사의 점유율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8.5%에서 34.0%로 낮아졌다.
해운 경쟁의 강화의 핵심인 선복량(화물적재능력)도 아주 줄었다.
프랑스 해운분석업체인 알파라이너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한진해운을 포함한 국적선사의 선복량은 105만TEU였지만 올해 8월 기준 39만TEU로 무려 62% 감소했다.
참고로 세계 1위 머스크는 349만8000TEU로 현대상선(34만6000TEU)의 10배에 가깝다.
국적선사들의 가장 중요한 서비스 지역인 미주 노선 점유율도 감소했다.
미국 해운분석기관 JOC의 피어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미주 노선 점유율은 10.9%(한진해운 7.1%, 현대상선 3.8%)에서 올해 6월 5.7%로 5.2%포인트 줄었다.
현대상선으로 봤을 때 미주노선 점유율은 늘었지만 이는 한진해운의 물량 일부만 흡수했을 뿐 나머지는 해외 경쟁선사가 나눠 가져갔다.
우리나라 운송수지도 참담하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운송수지는 5000만 달러로 소규모 흑자였지만 올해 상반기 운송수지는 사상 최대 규모인 22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진해운이 외국 화주로부터 벌어들이던 외화가 사라진 결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에 안 잡히는 수치도 있다. 국내 화주(기업)들이나 포워딩(운송대행)업체들이 운임 협상을 할 경우 한진해운이 있을 땐 외국선사들이 높은 운임을 제시하면 거절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울며겨자 먹기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눈에 보이지 않는 물류비 부담은 결국 수출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국가적으로 보면 엄청난 국부유출이 되는 셈이다.
이흥곤 기자 hung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