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한도보다 강한 파고 때문
- 이상기후 대비 설계 강화해야”
지난해 10월 초대형 태풍 ‘차바’에 의해 크게 파손된 감천항 서쪽방파제와 다대포항 동쪽방파제는 내습 파도가 설계 한도를 넘어서면서 발생한 자연 재해로 판명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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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5일 초대형 태풍 ‘차바’의 월파가 감천항 서쪽방파제를 덮치는 모습. |
대한토목학회 태풍피해 원인 규명 조사위원회는 26일 연제구 연산동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 ·경남지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위 김규한 가톨릭관동대(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날 “방파제 파손 원인 분석에 필요한 각종 수치·수리모형실험 등을 실시하고 국내외 전문가 등과 현장 조사와 자문을 거치는 등 10개월여 동안 피해 원인을 조사한 결과, 태풍 ‘차바’에 의한 자연 재해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5일 부산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차바’로 인해 감천항 서쪽방파제와 다대포항 동쪽방파제는 크게 파손됐다. 당시 준공한 지 3년도 안 된 두 방파제가 태풍에 의해 붕괴되자 공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감천항 서쪽방파제 피해원인 조사 결과, 태풍 ‘차바’의 내습으로 조위(2.31m)가 설계치(1.44m)보다 87㎝나 크게 상승해 월파량과 파력이 급격히 증가해 방파제 상부 구조물인 파라젯을 우선 넘어뜨렸다.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사석 침하현상이 발생해 결국 방파제 몸통인 케이슨이 붕괴됐다.
태풍 ‘차바’의 파고는 남방파제와 서방파제 사이에서 발생되는 다중반사에 의해 급격히 증가하면서 피해구간에 파랑이 집중돼 피해가 가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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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바’ 내습으로 붕괴된 다대포항 동쪽방파제의 처참한 모습.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공 |
다대포항 동쪽방파제의 경우도 태풍 ‘차바’의 파고(5.68m)가 설계파고(3.30m)를 초과하면서 붕괴됐다. 소파블럭(테트라포드)에 설계치 이상의 파력이 작용해 유실됨에 따라 방파제가 파랑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에 따라 방파제 상단이 전면 소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파고가 증가해 방파제 등 항만시설물 안전에 영향을 주고 있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해역별 상시 파랑관측시스템 구축과 함께 설계 시 내습파랑 증폭 등 예측 불가능한 자연현상을 반영하기 위해 수리모형실험 의무화 등을 관계당국에 제안했다.
이에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부산항건설사무소는 학회의 제안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의해 장기적으로 학계·업계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내습파랑 모니터링을 위해 감천항·다패포항 전면 해역에 관측장비를 설치하고, 항 입구에 파랑관측용 CCTV를 구축해 감천항과 다대포항에 상시 파랑관측시스템을 우선 도입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균 부산항건설사무소장은 “감천항·다대포항의 복구공사는 조사위의 피해원인 조사 결과와 제안사항을 토대로 설계 적용 파랑과 파도 높이를 재산정하고 수리모형실험 등을 통해 튼튼한 방파제가 될 수 있도록 오는 12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중 복구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