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가격 ㎥당 4만 원까지 급등
- “정부 대책 마련하라” 집회 예정
- 건설현장선 공정 차질 불가피

부산·경남 레미콘 업계가 다음 달 1일부터 무기한 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레미콘 파동이 재연될 조짐이다. 당장 건설현장부터 공정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부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부터 부산·경남지역에 서해모래 공급이 완전히 중단됐다. 서해모래는 지난해 남해 EEZ(경제적배타수역) 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대체재 역할을 해 왔으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지역 레미콘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강원도 강릉과 경북 상주, 경남 의령 등지에서 강모래를 조달해왔다.

그러나 최근 평창올림픽 영향으로 주요 공급처였던 강릉의 모래 조달이 여의치 않으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가격 역시 치솟아 남해모래 조달 당시 ㎥당 1만5000원이던 모래 가격은 현재 4만 원까지 오른 상황이다.

모래 수입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베트남 모래를 선적한 5만ｔ급 선박이 부산항 입항을 시도했으나 입항이 허가되지 않아 진해로 뱃머리를 돌려 바지선을 이용해 하역했다.

다른 업체들도 모래 수입을 타진하고 있으나 전용부두가 확보되지 않아 운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모래를 바지선 등에 나눠 하역하면ｔ당 5000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

부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 측은 “모래는 물론 자갈 운반비도 올라 레미콘 ㎥당 8000원 가량의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건설자재직협의회와의 협상에서 3500원 인상하는 데 그쳐 손해를 보고 있다”며 “모래를 수입하려는 업체는 많은데 부두를 확보하지 못해 수입 모래 가격 역시 비쌀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지역 150여 개 레미콘 업계 종사자 1000여 명은 다음 달 1일 세종시 해양수산부 앞에서 안정적 모래 조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향후 모래가 정기적으로 수입되고 이 같은 일정을 국토부로부터 전달받으면 전용부두를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바다모래 채취를 재개하려면 지난 6월 업계가 합의한 조건 중 이견이 있는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당사자들끼리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건설 현장에서도 레미콘 수급난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해 부산지역에서 필요한 레미콘 양은 약 600만 ㎥이며 한 달에만 50만 ㎥가 필요하다. 특히 현재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한창인 사업장의 경우 가동 중단일수 만큼 공사기간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당장 레미콘을 자체 조달하기는 어렵다. 재고분이 소진되고 나면 공사를 중단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부산·경남 모래 파동 일지 2008년 10월 남해EEZ모래 채취 시작 2016년 8월 남해EEZ모래 채취 허가 종료 2017년 1월 추가 허가량(345만㎥)채워 남해EEZ모래 공급 완전 중단 2017년 2월 남해EEZ모래 채취 규모와 기간 둘러싸고 어민-골재업계 갈등 본격화 2017년 9월 서해모래 공급 중단 2017년 9월 수입 모래 국내 공급 2017년 10월 강원도 강릉 강모래 공급 사실상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