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싼 출고가 155만 원도 한몫
- 일 평균 판매량 5000대 그쳐
애플 아이폰X(사진)의 흥행 성적이 기대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X은 아이폰 10주년 기념 제품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경쟁작을 뒤따라가는 모습을 보인 데다 가격도 매우 고가로 책정된 탓으로 분석된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이동통신 3사를 합쳐 3000~5000대다. 업계에서 ‘대박폰’으로 분류하는 하루 평균 판매량 기준은 1만 대로, 아이폰X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아이폰8의 하루 평균 판매량을 합해도 1만2000대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7의 출시 초기 하루 평균 판매량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9월 출시된 갤럭시노트8의 하루 평균 판매량 1만3000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8(하루 평균 7000대)보다도 낮다.
아이폰X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예상됐던 물량 부족도 없는 상태다. 아이폰X의 신제품 효과까지 사라지면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마니아들이 아이폰X 사전예약판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전예약 물량만 30만 대에 달해 ‘없어서 못 팔 물건’으로 인식되는 등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지난달 24일 국내에 정식 출시를 하면서 뚜껑을 열자 예상했던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애플 전문 유통매장에 아이폰X을 사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행렬도 찾아보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대리점에는 이를 찾는 이들도 드물었다.
휴대전화 대리점 관계자는 “개통 첫날부터 일반 판매도 가능할 만큼이 남아돌았다. 판매도 저조해 다음 물량 받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는 출고가가 전례없이 고가(256GB 모델 기준 155만7600원)로 책정된 반면, 10주년 기념모델이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혁신은 예상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폰X은 아이폰 시리즈 처음으로 홈버튼을 없애고 디스플레이 가장자리 틀을 최소화해 화면 크기를 대폭 늘렸다. 지문 인식 장치 대신 사용자 얼굴을 정밀 분석해 단말기 잠금을 푸는 기능과 무선 충전 기능을 도입했다. 그렇지만 가장자리 틀을 최소화한 디자인은 삼성과 LG에서 이미 선보였다. 야심 차게 내놓은 얼굴 인식 기능 역시 사용자가 느끼기에 삼성의 홍채인식 기능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보통신업계 전문가는 “아이폰 운영체제는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차이가 크게 좁혀진 데다, 하드웨어로도 더는 혁신을 보여주기 어려워 아이폰이 예전과 같은 ‘선구자’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