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자체적으로 지원금 상한선을 동결하면서 통신비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휴대전화 집단상가에 집중적으로 불법 지원금이 나돌면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지역 휴대전화 판매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한 휴대전화 집단상가는 상가 운영자와 판매점주가 소송을 벌이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집단상가는 지난해 12월 1일 문을 열었지만, 이 상가에 들어선 판매점은 3대 이통사 중 한 곳의 휴대전화 개통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상가 운영자가 3대 이통사 개통업무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판매점을 유치했지만, 2개 통신사에서 개통권한을 주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지역의 또 다른 집단상가도 기대한 만큼 싸게 휴대전화를 개통하기는 어렵다. 서울지역과 달리 단기간에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 이통사 측이 판매 장려금을 차별해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를 옮기는 이른바 ‘번호이동’을 기준으로 불법 보조금을 받을 경우 서울지역에서는 V30 10만 원대, 갤럭시S8 시리즈 20만 원대, 갤럭시노트8 30만 원대, 아이폰8 3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지만 부산지역에서는 10만~20만 원가량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을 높이기보다는, 집단상가를 이용한 불법 보조금 지급에 골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통사는 자율에 따라 공시지원금액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지만, 기존 상한선인 33만 원을 넘는 공시지원금이 책정된 신형 단말기는 없다. 이렇게 되면 서울지역 집단상가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하는 소수만 혜택을 보게 되고, 전국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집단상가는 한꺼번에 은밀하게 많은 고객을 모을 수 있어 이를 이용한다”며 제도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