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민간업체 운용 절반 넘어
부산에 본사를 둔 A기관은 2016년 말 대외협력관 제도를 신설했다. 임금피크제 대상인 직원이 수십 년간 다져온 네트워크와 업무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A 기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대상자들은 기존 보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조직 입장에서는 아까운 자산이기 때문에 조력자 역할을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고령사회(총인구 중 만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 고령화율 14% 이상)에 진입한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의 본격적인 은퇴 시기와 맞물려 각 기업체의 임금피크제 대상자 비중도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 고령화 현상이 5년 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35곳과 준정부기관 50곳의 전체 정원 20만3228명 가운데 임금피크제 대상자는 1만492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보다 1.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한국해양수산연수원(전체 정원 150명)의 임금피크제 대상자 비중이 10.7%(16명)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기술보증기금은 2016년 임금피크제 대상자 비중이 5.7%에서 지난해 6.7%를 기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2016년 전체 직원 중 임금피크제 대상자 비중이 3.2%에서 지난해 5%로 늘었다. 임금지급률은 기관별로 차이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1년 차 80%, 2년 차 70%, 3년 차 50%, 4년 차 30%대 수준이다.
정부는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앞서 정부는 2013년 60세 이상 정년제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고령자 고용촉진법을 개정했다. 2016년부터는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공기관에 확대 적용했으며 지난해부터 전 사업장에 이를 적용토록 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를 운용 중인 곳의 비중은 전년(46.8%) 대비 소폭 늘어난 53.0%인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정년 의무화가 강화됨에 따라 상당수 사업장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서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BNK부산은행도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