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통상 공세에 맞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소폭 개정하는 선에서 대미 통상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미 철강수출량을 30% 줄이기로 합의하고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을 20년 연장했다.
우선 철강 협상 결과를 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평균 대미 수출량의 70% 쿼터(수입할당)를 25%의 추가 관세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물량과 비교하면 74%에 해당하는 물량에 대해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한국이 가장 먼저 국가 협상을 끝내면서 국내 철강 기업의 대미 수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했다”며 “이에 따라 잠정 관세 면제 기간인 오는 5월 1일 이후에도 쿼터 물량에 대한 25% 관세를 계속 면제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는 미국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2021년까지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했지만 이번 합의에서 철폐 기간을 오는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또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 경우 한국 안전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해 현재 제작사별로 연간 2만5000대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5만 대까지 가능해진다. 다만 연비·온실가스 관련 기준은 오는 2020년까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하고 차기기준(2021~2025년) 설정 시 미국 기준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하기로 이견을 좁혔다.
산업부는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미국산 자동차 부품 의무 사용 등 핵심 민감분야에서 우리 입장을 관철했으며 신속한 협상 타결로 개정협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요구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개선에 대해서는 투자자 소송 남발 방지와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 행사에 필요한 요소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 분야별로 세부 문안 작업을 완료한 뒤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 요청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