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식품의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순희 대표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소일거리로 35만 원짜리 중고기계로 만든 기름을 팔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사하구 에덴시장으로 옮겨 사업자등록을 내고 기계 2대를 들여 본격적으로 기름 제조업을 시작했다. 가게는 20㎡ 남짓한 수준이었다. ‘승인’이라는 이름은 좋은 제품임을 승낙 받고 인정받아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취지로 한자 ‘承(승·받아들이다)’ ‘認(인·알다)’을 따서 지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승인식품 2공장 전경. 서정빈 기자

최 대표의 정직하고 맛 좋은 참기름이 알려지자 거래처가 점점 늘었고, 2007년 강서구 강동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2013년 9월에는 강서구 명지동에 2공장을 세웠다. 주요 호텔과 대형 뷔페에 기름을 납품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대기업 제품이 대형마트 매대를 점령하는 데다, 승인식품의 기름이 비교적 고가였던 탓에 판로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았다.

2015년 일본 내 들기름 붐이 일었다. 당시 일본 TV프로그램이 들기름 주성분인 오메가3를 치매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수차례 소개하면서, 일본 내 들기름 인기가 치솟았다. 같은 해 일본 굴지의 유통도매업체인 SL재팬(SL JAPAN)은 승인식품이 제조한 기름에 매료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덕에 승인식품은 2014년까지만 해도 감 이사를 포함한 직원 4명에 매출 19억 원을 올리는 소규모 업체에 불과했지만, 2015년엔 직원이 15명으로 늘어나고 연 매출은 38억 원을 기록했다. 2015, 2016년 일본에 판매한 들기름만 해도 약 100만 병. 이후 홈쇼핑에도 진출해 새로운 판로를 열었다.

2016년에는 식품의약품악전처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도 인증받았다. 현재 1공장과 2공장을 합해 하루 최대 생산량은 1만 병이 넘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