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산 과일 수입액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한미 FTA 발효 6년, 농축산물 교역 변화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산 과일 전체 수입액은 6억3100만 달러(6660억 원)로 전년(5억5600만 달러) 대비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7~2011년 평년 수입액(2억63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40.1%나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과일 수입량도 14만9407t에서 지난해 24만915t으로 61.2% 늘었다. 과일과 채소 수입액을 합치면 총 6억9800만 달러로 7억 달러에 육박한다. 지난해 국산 과일·채소의 대미 수출액은 87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과일·채소 무역적자는 6억1100만 달러로 FTA 발효 전 무역적자(2억7000만 달러)의 2배 수준으로 악화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 중에서도 미국산 체리의 수입 급증이 두드러졌다. 체리 수입액은 발효 전 평년 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억4500만 달러로 무려 385.2% 증가했다.
미국산 오렌지 역시 수입액이 지난해 기준 2억900만 달러로 FTA 발효 전 평년 대비 약 90.6% 늘었다.
앞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2018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미국산 과일의 한국 시장 접근이 충분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대미 과일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농산물 추가 개방을 요구할 명분은 약할 것으로 보인다. KREI 관계자는 “농축산물은 병해충 유입 가능성 등 수입 위험 분석을 통해 검역 협상이 타결되어야만 수입할 수 있다”며 “USTR 보고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정리해 매년 발표하는 것으로 단순히 이 보고서에 한국 과일 시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당장 시장이 개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