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이 과징금 27억9000만 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과태료 150만 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비행기를 몰았던 기장은 징계를 면했다.

국토교통부는 18일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고 2014년12월5일 미국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램프리턴 사건(일명 땅콩회항)과 관련해 대한항공에 과징금 27억9000만 원, 조 전 부사장과 여 모 전 대한항공 상무에 과태료 각 150만 원씩을 부과하기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땅콩회항 사건은 2014년 12월 미국 JFK 국제공항에서 귀국하던 대한항공 KE-086편에 탑승한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를 되돌리도록 지시하고 박창진 당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사건이다. 조 전 부사장은 당시 사건으로 재판을 받았고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국토부는 재판과는 별개로 당시 대한항공이 ▷기장의 돌발사태 대응절차 및 지휘권한 위반 ▷사실 확인시 거짓 서류 제출 ▷사전공모로 국토부 조사 방해 ▷사실 조사시 거짓 진술 등을 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비행기를 몰았던 기장도 이번 심의위에 회부됐지만 징계를 받진 않았다. 운항규정을 위반한 점은 잘못이지만 조 전 부사장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규정을 위반한 점을 감안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정처분에 대해 ‘늦장 징계’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의 ‘갑질’로 사회적 공분을 산 사건을 3년6개월이 지나서야 행정처분을 진행했고 과태료 역시 150만 원에 그치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법률자문 결과 땅콩회항 재판이 끝난 이후에 행정처분을 진행하는 것이 추가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대한항공 과징금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과태료는 규정에서 정하는 금액에 50%를 가중한 최고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진에어에 공식 직함이 없던 시기에 경영에 참여한 정황이 발견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