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속사 빅히트, IPO 가시화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국내 주식시장도 점령할 기세다. BTS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국내 증시가 대외 악재에 휘청대는 상황에서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공개(IPO·상장)를 검토 중인 BTS 소속사의 가치도 1조 원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코스닥시장에서 키이스트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29.97% 급등한 40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문화콘텐츠 전문기업인 키이스트는 BTS의 일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디지털어드벤처(DA)’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BTS의 음원을 유통하는 아이리버의 주가(1만 350원)도 전 거래일보다 7.70%나 올랐다. 대성파인텍(2.95%)과 메가스터디(1.51%)도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대성파인텍은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지분을 보유한 SV인베스트먼트의 주주다. 메가스터디는 SV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4.29%)과 넷마블의 자회사인 와이제이엠게임즈(16.18%)가 두각을 나타냈다. 넷마블은 지난달 초 빅히트의 지분 25.71%를 매입했다.

이들 종목의 고공행진 기류는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식시장에 미친 ‘BTS 효과’를 고스란히 알 수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전 거래일보다 48.22포인트(1.96%) 급락한 2409.03에 장을 마쳤다. BTS는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앨범 부문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데 이어 29일에는 싱글 부문 ‘빌보드 핫 100’ 10위에 진입했다.

방시혁 대표가 이끄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도 관심을 끈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최대 1조 6000억 원으로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상장 기업인 빅히트가 주식시장에 입성할 경우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이 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 대표는 지난해부터 “IPO를 하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 왔다. 최근 방 대표가 IPO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는 점에서 빅히트의 증시 입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