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투자비 3년간 연 6조 원 예상
-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상용화 가능
- 中 업체 화웨이 장비시장 독식 우려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15면 보도)가 지난 18일 마무리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G 상용화’ 준비 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조만간 5G 관련 장비를 채택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망 구축 작업에 나선다. 상용화 예상 시기는 내년 3월이다. 약 10개월 뒤에는 5G 기반의 최첨단 스마트폰이 등장하거나 자율주행차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지는 등 본격적인 ‘5G 시대’를 맞게 된다.
■5G 장비업체 선정 작업 착수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는 2㎓(기가헤르츠) 이하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4G와 달리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동통신 기술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4G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LTE(롱텀에볼루션)보다 40~50배 빠르다. 이 때문에 5G는 가상·증강현실(VR·AR)과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의 주요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이용자들이 SK텔레콤의 5G 기반 가상현실 기기로 인터넷 게임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지난 18일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는 ‘황금 대역’으로 평가받는 3.5㎓(총 28개 블럭) 대역에서 각각 10개 블록(100㎒)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8개 블록(80㎒)을 손에 넣었다. 블록 1개당 주파수 대역 폭은 10㎒(메가헤르츠)다.

통상 주파수 대역 폭은 도로 상황에 비유된다. 대역 폭이 클수록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경매 결과만 놓고 보면 SK텔레콤과 KT가 5G 상용화와 관련한 주도권 경쟁에서 ‘공동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번 경매에서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홍보 모델들이 지난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월드IT쇼’에서 SK텔레콤의 5G 기반 자율주행차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이들 3사는 다음 달 또는 늦어도 8월까지 5G와 관련한 장비업체 선정 작업을 마무리짓는다.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5G 상용망 구축에 나선다. 이에 앞서 이동통신 표준화 국제협력기구인 ‘3GPP’는 지난 14일 5G 국제표준을 공표했다. 이 표준은 이동통신 데이터의 송·수신을 5G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이 표준에 맞춰 상용망을 구축하거나 관련 장비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먼저 자사의 5G 브랜드인 ‘5GX’를 지난 20일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브랜드에는 5G가 산업·경제·일상 모든 영역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열고, 생활 혁신을 이끈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및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이들 3사의 5G 관련 총 투자비가 향후 3년간 연 6조~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가 5G 장비 독식하나

KT 네트워크부문 오성목 사장이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5G 상용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제공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장비업체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우려가 있다. 현재 3.5㎓ 대역에서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기업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다. 이 업체는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신 3사가 화웨이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화웨이 장비를 쓰면 중국산 장비 채택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2013년 국내 최초로 화웨이의 LTE 통신장비를 도입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한 적이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들 3사가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를 놓고 해외 통신사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면 과거보다 더 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웨이를 선정하면 보안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2012년 미국에서는 ‘화웨이의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석주 기자

◇ 5G 개요 주파수 대역 3.5㎓(전국망), 28㎓ 이통사별 주파수 대역 폭(3.5㎓ 기준) SK텔레콤·KT 각각 100㎒.  LG유플러스 80㎒ LTE 대비 전송 속도 최대 50배 빠름 활용 분야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VR·AR 등 시범 서비스 시기 2018년 2월(평창동계올림픽) 상용화 예상 시기 2019년 3월 국제표준 공표 시기 2018년 6월 14일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