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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부산 부동산 시장 <상> 거래절벽, 연관 산업에 불똥

집값·거래량 동반 하락…세수 격감·연관 산업 불황 불가피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8-07-05 19:47:42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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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과 지역 양극화 심각

-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가격
- 수도권 1.5% ↑, 지역 1.8% ↓
- 대출·다주택자·종부세 규제에
- 아파트값 내려도 거래 안 늘어

# 지역 경제 전반 침체 영향

- 취득세 시 예산의 10% 차지
- 일선 구·군 재산세도 축소 우려
- 부동산 중개업자 폐업 속출
- 이사·인테리어 업체 직격탄

부산지역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0.20% 하락했다. 수도권이 1.5% 상승한 반면, 지역은 1.8% 하락했다. 부동산 컨설팅 전문업체 리얼티뱅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9.94%) ▷경기 과천(6.58%) ▷서울 용산구(6.56%) 등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이 10곳 모두를 차지했다.

지난해 나온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규제의 영향이 부산 등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가 집중된 수도권은 여전히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부산과 울산 경남 등 지역 부동산 시장은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공급물량이 증가할 예정이어서 규제가 이어진다면 지역 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3000세대 규모로 추진 중인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 대상지. 서정빈 기자
■거래 절벽, 시 세수입마저 비상

본지 취재진이 부동산 114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부산을 포함한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3년 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6년 10월이다. 올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4만1989건으로 2016년 10월 대비 43.42% 감소했다.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량 감소율이 가장 큰 지역은 부산이다. 2016년 7067건에서 올해 5월 2416건으로 65.81%나 급감했다. 경남과 울산의 거래량은 같은 시기 각각 43.30%, 45.4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등 주택 거래량 감소는 지방세의 주요 세 수입원인 취득세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시가 올해 1~5월 걷은 취득세는 5767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960억 원과 비교했을 때 3.24% 줄었다. 연간 10조 원가량의 부산시 전체 예산에서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조 원이 넘는다.

거래 절벽이 계속 이어질 경우 시로 들어오는 세 수입의 감소 폭이 확대될 수 있다. 취득세에는 개인의 주택 거래뿐 아니라 법인의 재산 거래까지 반영된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경우 법인 활동까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 전체 7000억 원 수준에 육박하는 재산세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산세는 일선 구·군의 주요 수입원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내년 발표될 개별공시지가에 반영되고, 결국 이를 근거로 산출하는 재산세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부동산 시장 위축이 자칫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지역 경제 상황에 걸맞은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실수요자 거래 토대 구축해야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김모(여·37) 씨는 최근 이사를 고민하다가 “아파트가 거래되지 않는다”는 주변 소식에 생각을 바꿨다. 김 씨는 “대출 규제에 소득 기준까지 포함돼 이사는 먼 이야기가 돼 버렸다”며 “중도금 대출도 까다로워 분양 시장에도 접근이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부동산 114에 따르면 부산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84㎡ 이하의 아파트로, 2016년 10월 7067건에서 올해 5월 2416건으로 4651건이 감소하는 동안 84㎡ 이하의 아파트 거래량 감소분이 3590건을 기록했다. 전체 감소분의 77.81%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사 포기가 속출하며 부산지역 소상공인은 주택 거래 절벽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부산 연제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변 공인중개업소 폐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도 문제지만, 거래량 실종이 더욱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사와 관련된 인테리어, 청소업체 등의 피해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택 내장재 제조업 등 관련 산업의 위축도 우려된다. 지역 천장재 제조업 A사 대표는 “부산에는 당분간 공급 물량이 많아 매출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상태다”면서도 “규제가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불안하다”고 밝혔다.

다만 부산의 청약 조정대상지역 이외 지역에서의 분양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지역 부동산 시장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종부세 대상자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가뜩이나 위축된 지역 부동산 시장을 심리적으로 더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지사장은 “부산 북구, 사하구, 영도구 등 비조정대상지역에서의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아직 실수요자들의 시장 이탈 현상은 없다”며 “다만 대출 규제 등 강력한 규제보다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있을 만한 토대를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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