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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부산 부동산 시장 <하> 지역 맞춤형 대책 절실

‘득보다 실’ 청약조정지역 해제… 실수요자 거래 활성화해야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8-07-08 20:10:0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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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수지수’ 부산 20.8 서울 77.8
- 공사완료 후 미분양 물량 늘어
- 건설사 타격·일자리 감소 악순환
-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핀셋 규제
- 대출 등 세밀한 출구 전략 필요

- 정부, 주택 공급량 일방적 할당
- 市 공급시기 조율조차 손 놓아
- 올 2만8449세대 분양 등 과잉
- 지자체 ‘주택 거버넌스’ 강화땐
- 원도심 등 사회문제까지 해결

부산지역 건설업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획일적인 잣대로 부동산 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지역별 경제 상황에 맞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은 이미 청약조정대상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정부가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주택 정책이 부산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자치단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약조정대상지역 해제해야

동의대 강정규(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등 주택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주거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정부 정책 목표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규제 영향으로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지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부산과 경남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가 KB 부동산 통계정보를 분석한 결과 부산의 매수우위지수는 20.8로 서울의 77.8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전국 6대 광역시와 비교를 해보면 울산이 4.3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이 뒤를 잇고 있다. 매수우위지수는 매수자 세력과 매도자 세력을 지수화한 수치로, 지수가 낮을수록 매도자가 많고 매수자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사의 자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사 완료 후 미분양’의 부산 성적 역시 초라하다. 올해 5월 기준 부산의 공사 완료 후 미분양 현황은 274세대로 서울의 22세대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입주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건설사의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구조조정이나 사업 축소로 연결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따라서 보유세 개편안 등 부동산 거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규제는 서울 등 수도권 투기 과열 지구에 집중돼야 하며, 부산은 청약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올해 부산지역 분양은 대체로 잘 이뤄지고 있지만, 실수요자의 시장 이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까지 적용되므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는 세부적인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에 손 놓은 부산시

부동산 114에 따르면 부산의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 2만190세대, 올해 2만3220세대 규모다. 내년에는 2만5720세대의 신규 입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부동산업계는 부산 전체 인구를 347만 명으로 산정했을 때, 한 해 적정 공급량은 1만7000세대 정도로 잡고 있다. 최근의 공급 물량은 이미 적정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분양되는 신규 공급물량도 2만8449세대에 이른다.

부동산 매매·전세가격이 하락하고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공급물량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부추기는 격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중앙 정부 차원의 일방적인 주택 정책과 더불어 부산시가 부동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영산대 서정렬(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교통부에서 10년마다 수립하는 주택기본계획은 인구 구조 등을 반영해 주택 공급량을 산출한다. 이 과정에서 주택 공급량은 지역으로 할당되는데, 부산시는 정부에서 정한 주택공급량을 도시계획안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소한 공급 시기라도 조율해야 하는데, 이마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각 지역의 ‘주택 거버넌스’를 강화해 지역 주택 시장의 차별성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주택 거버넌스’는 자치단체에 지역 특성을 살린 주택 정책을 조율하는 기능을 넣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주택 공급 시기를 조율하는 것을 넘어 인구감소·고령화에 따른 1인가구 증가·원도심권 쇠퇴 등 주택 시장에서 불거지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은 이미 지역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오래전부터 실현하고 있다. 영국은 1919년 지방정부가 주택 공급을 책임지고 중앙정부가 재정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주택 정책은 지역으로 묶여 광역 단위로 계획되고, 광역주택위원회를 통해 지역 시장 상황에 맞춰 수요와 정책을 분석하고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1970년부터 연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에서 벗어나 더욱 세분화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변화를 꾀했다. 그 결과 공공주택단지를 재개발해 소득계층혼합단지를 조성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서 교수는 “큰 틀에서의 부동산 정책 시스템을 마련해 사회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중앙 정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양 물량]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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