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을 0% 초반대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내용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금융위 목표는 카드 수수료율을 영세 가맹점은 0% 초반대로, 중소 가맹점은 0%대로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매출 5억원 이상 일반 가맹점은 2% 안팎, 매출 3억~5억원 중소가맹점은 1.3%,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목포 현장 간담회에서 “가맹점 이익은 보잘것 없어졌는데 비용은 가맹점 수수료에서 다 나온다. 이런 구조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가맹점 부담 경감에 한계가 있다”며 “가맹점 뿐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자와 정부가 같이 나눠서 부담을 질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가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6월 카드사 사장단 간담회에선 카드 수수료 개편과 관련 ▷수익자 부담 원칙 ▷사회적 약자 배려 ▷카드사 부담 여력내 추진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렵 ▷제도간 관계를 고려한 종합대책 마련 등의 5대 원칙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 중이다.

영세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으로,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내세워 예산 당국을 설득할 예정이다.또한 신용카드 결제 보편화로 세원이 노출돼 세수 확보에도 상당한 효과를 본 만큼 정부 역시 비용 부담 사유가 있다고 금융위는 판단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세액공제 확대와 같은 세제 지원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정부와 함께 신용카드사와 사용자가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가맹점이 내는 이른바 ‘적격비용’ 중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가 분담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늘어난 비용은 카드 연회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금융위는 이날 “영세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인하 수준, 수익자별 구체적 분담 방안 등 세부적인 개편 내용은 현재까지 논의된 바 없다”며 “관계부처 및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최종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마켓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내년부터 우대수수료율(중소가맹점은 1.3%, 영세가맹점 0.8%)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재 2% 안팎인 일반 가맹점 수수료를 낸다.

내년부터는 신규 사업자가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선정되면 직전 6개월간 카드 매출에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을 소급적용해주는 방안도 시행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