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해역 고등어 조업 대형선망
- 협상 지연으로 380억대 손해
- 어시장 위판금액도 급락세
- 日 수역 의존도 높아 피해 커져
- 업계, 민간차원 상호협정 주장
- 정부 “파기땐 독도 분쟁화 우려”
한일 어업협정 협상 타결이 3년째 미뤄지며 지역 어업인과 시민단체 등은 해양수산부가 협상 방법을 바꾸거나 아예 협정을 파기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올해 초까지 지역 어업인에게 한일어업협정 협상이 지연돼 발생한 피해 금액을 집계한 결과 일본에서 전갱이 고등어 등을 잡는 대형선망은 382억 원, 가자미 등을 잡는 중형기선저인망은 73억 원, 붕장어 등을 잡는 연승은 51억 원으로 나왔다. 집계된 피해 금액은 올해 초까지만 500억 원을 넘어섰고 협상이 지연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잡은 어획물을 판매하는 부산 공동어시장 등의 타격도 큰 상황이다. 공동어시장의 총 위판 금액은 2015년 3220억 원, 2016년 3014억 원, 지난해 2680억 원에 이어 올해는 이달 16일 기준 1160억 원으로 해마다 물량과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어시장에 종사하는 중도매인, 항운노조, 운수업자와 관련 업계까지 연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어업협상 지연으로 타격이 큰 지역은 부산과 제주 두 곳으로, 갈치를 잡는 연승 어선이 대부분인 제주도는 갈치 금어기가 개정된 데 이어 제주도 주위에서 갈치 대풍을 맞아 피해가 그나마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 수역의 조업 의존도가 높은 대형선망 업계는 올해 3월 한 선사가 부도 처리된 데 이어 최근 선사 매매, 법정 관리 등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후 줄도산을 우려한 선주들은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가을겨울 성어기에만 조업하는 6개월 휴어를 추진하기도 했다. 어업 협상이 지연되면서 대형선망업계 일각에서는 한일 선망업계만이라도 상호 입어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대형선망 선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선망협동조합에서 최근 부산을 방문해 갈등이 있는 연승과 통발을 제외하고, 선망 업종끼리만이라도 상호 입어하면 안 되냐고 제안했다”며 “우리 어선이 대마도 주위에서 전갱이를 잡는 대신 일본 어선은 제주도에서 고등어와 참다랑어를 잡으려는 등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와 협정 타결 요구는 지속적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견이 없는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부분 타결을 하자고 일본에 제안한 적이 있지만, 일본 측에서 여러 업종의 일괄 타결을 희망한다고 해서 수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협정 타결이 요원해 보이면서 일부 어업인은 아예 이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유엔해양법에 따라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200해리 내로 중첩되는 해역 선을 다시 협의 및 설정해야 하기 때문에 독도가 다시 국제 분쟁화될 수 있어 정부의 부담이 크다.
지역 시민단체인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은 “연승어선을 감척하거나 이 배를 대만 등의 해외 갈치 어장에 투입하고 일정 부분 일본 제안을 받아들여 부산 수산업계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