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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적조 잦았다

수과원, 조선왕조실록 분석결과 철종까지 472년 동안 81건 기록

  • 이수환 기자
  •  |   입력 : 2018-09-09 19:06:3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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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동래 바다 붉게 물들어”

거의 매년 우리나라 연안을 붉게 물들이며 수산 피해를 내는 유해성 적조는 물고기를 삽시간에 떼죽음하게 하는 위협적인 존재이다. 우리나라의 적조 피해는 연안 어류양식이 본격화한 1980년대 이후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조선시대에도 자주 있던 현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상·박종우·황재동 박사와 민승환(부경대 해양학과 박사과정) 씨가 조선왕조실록의 적조 관련 기록을 분석해 한국지리정보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태조부터 철종 임금에 이르기까지 472년 동안 총 81건의 적조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실록에 등장하는 최초의 적조 관련 기록은 태조 6년인 1394년 7월 18일의 ‘기탄의 물이 붉었다’이다. 기탄은 한강의 지류인 안양천으로 밀물 때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이어서 적조로 볼 수 있다. 실록에 나오는 기록 대부분은 물 색깔이 변했거나 해산물 또는 인명 피해가 났다는 단편적인 사실을 적었지만, 당시 상황을 아주 상세히 적은 사례들도 있다.

정종 원년(1399년) 8월에는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에서 동래까지 길이 30리, 너비 20리로 피같이 붉었는데 나흘 동안이나 그러하였다. 수족이 모두 죽었다’고 적었다.

조선 시대 적조의 지속기간은 대부분 7일 이하였으며, 10일 이상 이어졌다는 기록은 5건이다. 최장 지속기간은 17일로 나타났다. 당시 기록에 나온 피해를 시기별로 보면 7~9월에는 어류 폐사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경우가 많아서 해역별 발생횟수를 모두 합치면 142회에 이른다. 남해가 68회로 가장 많았고 동해 50건, 서해 24건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남해와 동해에 접한 경상도(부산·울산·경남·경북)가 82회로 가장 많았다. 월별로는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고, 그 외는 대부분 4~9월에 나타났다. 수산물 피해는 7~9월 경상도 연안 전반에서 나타났다. 조선왕조실록이 당시 발생한 모든 적조 현상을 적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적조와 같은 현상은 괴변으로 여겨졌고 임금의 덕이 부족한 탓으로 인식된 탓에 관리들이 보고를 꺼렸고, 임금도 삭제를 명령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왕조실록 분석을 통해 조선시대 적조 발생 해역이 현재와 비슷했고, 당시에도 기후조건 변동에 따라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적조가 나타났음을 알 수 있었다”며 “실록에 북한 해역의 적조 관련 기록도 있는 만큼 한반도 전역의 적조 연구를 위해 인공위성을 이용한 새로운 원격탐사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고, 남북한 공동조사와 연구의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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