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해상단속과 정부 주도 위주로 이뤄졌던 불법 어업 단속이 부산 공동어시장 등 수산물 위판장을 통한 육상단속 강화와 소비자 신고로 전환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2일 부산 기장 동해어업관리단에서 어업인과 수협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어업 근절 종합대책 설명 및 어업인 의견 청취’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해수부는 한 해 100만ｔ을 밑도는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 중 40~70만ｔ이 포획금지체장, 금어기, 조업금지구역 위반 등 불법 어업으로 잡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법 어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동해에서는 트롤어선과 채낚기어선의 오징어 싹쓸이를 위한 공조조업 ▷남해에서는 물고기 산란장 및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한 조업 구역을 위반 ▷서해에서는 남한 해안선 길이의 16배에 달하는 과다한 어구 사용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사람이 먹기 어려운 어린 물고기(치어)가 양식장 생사료로 50만ｔ 가까이 사용되고, 또한 어묵 및 젓갈 공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해수부는 이런 치어들이 유통되는 시장 자체를 대폭 축소해, 어업인이 치어를 잡아도 제대로 팔 수 없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단속 선박이 500척이 넘지만 불법 어업 현장을 즉시 적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를 육상단속과 소비자 주도로 전환하기로 했다.

우선 앞으로 불법어획물이 유통되면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포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몰래 매매가 가능했던 어획물을 반드시 지정된 판매장소를 거치게 하는 의무위판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소비자가 합법적으로 잡힌 수산물을 구입하도록 홍보하고 수협 및 시민단체 등과 협업해 인증제도 등도 시행한다. 이와 함께 불법을 저지른 어업인에 대한 처벌도 면세유 중단, 영어자금 회수, 재허가 기간연장 등으로 강화한다.

해수부 임태훈 지도교섭과장은 “어업인들 대부분이 ‘내가 안하면 다른 사람이 한다, 중국이 한다’ 등의 논리로 불법 어업이 만연해져 수산자원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됐다”며 “이렇게 지속하다가는 공멸이다. 치어를 지켜 수산 자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