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는 증권·파생상품 등의 다양한 거래 대상물을 정해진 거래 방식에 따라 다수의 참여자가 거래하도록 하는 시장을 운영한다.
모든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논리겠지만, 시장의 성패는 어떤 거래 구조를 채택하여 수요와 공급을 얼마나 원활하게 이어주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RX는 대표적인 주문주도형 시장(Order Driven Market)으로 알려져 있다. 즉, 다수의 거래자가 시장에 게시된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주문을 제출해 딜러의 개입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거래 방식은 모든 투자자의 주문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장점은 있으나, 투자자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된 종목의 거래 활성화에는 한계를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외환·채권 등의 장외거래에서 주로 도입하는 딜러 제도를 접목하게 되면 일부 거래부진 종목의 유동성도 확충하고 가격 급변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거래 방식을 혼합형 시장구조(Hybrid Market)라고 칭하는데,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세계 유수의 거래소에서 이미 도입해 선진국형 시장구조로 주목 받고 있다. 혼합형 시장구조의 거래 방식을 간단히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거래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충분히 존재해야 한다. 시장에 매수(사자) 물량 또는 매도(팔자) 물량이 부족하면 거래를 원하는 투자자가 충분한 수량을 거래할 수 없거나 적정 가격보다 불리한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해야 하는 위험을 떠안게 된다. 이런 경우 필요한 존재가 마켓메이커(Market Maker), 즉 시장조성자이다. 시장조성자란 말 그대로 시장을 만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정확하게는 지속적인 “사자” 주문 또는 “팔자” 주문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이 되어 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이다. 시장조성자의 역할로 인해 투자자의 거래 위험이 줄어들게 되고, 거래가 성립한다. 다시 말해 시장(Market)이 조성(Maker)되는 것이니, 시장조성자란 명칭 외에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KRX 파생상품시장 역시 혼합형 시장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는데, 이미 2006년부터 시장조성제도를 도입해 현재 총 13개사의 시장조성자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대상 상품은 코스피200선물·옵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식·주가지수 파생상품과 통화선물인데, 대표적으로 주식선물의 시장조성 성과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주식선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6년 약 500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1조7000억 원으로 약 3.3배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조성자의 역할이 매우 크게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KRX 파생상품시장은 시장조성자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국형 시장으로 정착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시장조성관리팀 남승민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