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원색 사용해 ‘고객 잡기’
- 단순 답습않고 스트릿 패션 적용
- 코디 어울리는 숏패딩 주목
- ‘못난이 신발’도 새 아이템으로

최근 백화점 스포츠 매장을 방문한 직장인 김모(46·부산진구 양정동) 씨는 잠시 추억에 잠겼다. 김 씨는 “학창시절 어머니를 졸라 샀던 유명 브랜드의 신발과 의류가 그대로 매장에 전시돼 있어 깜짝 놀랐다. 마치 유년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불황에는 복고가 통한다’는 속설처럼 유통업계에 복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계는 1980,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복고풍 디자인의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7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5층 뉴발란스 매장에서 한 고객이 벨벳 소재로 만든 트레이닝복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올해 1~9월 스포츠 전체 상품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30%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이런 결과는 복고 상품을 대거 선보인 스포츠 브랜드 매장들의 선전 덕분이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의 트레이닝복과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들어간 옷 등이 대표적이다. 휠라는 티셔츠, 트레이닝복 등 일부 제품에만 적용했던 복고 디자인을 확대했다. 브랜드 로고를 더욱 키우고 바람막이와 점퍼에는 빨강과 초록 등 화려한 색을 강조했다. 복고풍의 백팩과 벙거지 모자도 내놨다. 벨벳 소재 트레이닝복을 출시한 뉴발란스에서는 해당 상품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현재의 브랜드 로고 대신 F자 모양의 오리지널 로고를 새긴 상품을 출시했다.

복고 열풍을 타고 근육맨 패딩이라고 불리는 ‘숏패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 일명 교복 패딩으로 인기를 끌었던 ‘노스페이스 800’이 대표적인 숏패딩이다. 짧은 기장에 충전재를 풍성하게 넣어 옷을 본래 사이즈보다 크게 입는 복고 패션에 어울릴 뿐 아니라 롱패딩과 비교해 활동성이 뛰어나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복고풍 디자인의 ‘1996 레트로 눕시 재킷’을 출시했다. 1996년 국내 출시한 눕시 재킷에 오렌지, 블루 등의 원색을 가미해 재출시했다.

일명 ‘나팔바지’와 ‘승마바지’라 불리는 부츠컷 데님과 배기 데님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에서도 올가을 패션 아이템인 ‘못난이 신발(어글리 슈즈)’을 판매 중이다. 투박한 등산화를 닮은 어글리 슈즈는 밑창이 울퉁불퉁하고 편안한 착화감이 특징이다.

롯데쇼핑 정호경 홍보실 팀장은 “최근 복고 패션은 단순히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에 맞춰 새롭게 상품을 선보여 모든 세대에서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