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쇼크 등 국내외 리스크 반영
- 3개월 만에 또 0.2%P나 하향

- 금통위서 ‘인상’ 소수의견 늘고
- 의결문 ‘신중히 판단’ 문구 빠져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면서 연 1.5%인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다음 달 금리 인상에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다.

■금통위, 11월에 금리 인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7번째 동결 결정이다.

이주열 총재가 연내 인상 의지를 밝히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인상 시점이 10월이냐 11월이냐를 두고 전망이 팽팽히 갈렸지만 이날 동결 결정으로 금리 인상의 ‘공’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내달로 넘어갔다.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며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이낙연 총리 등 정부 여당 인사들의 부동산발 금리 인상 압력이 거셌던 점도 한은의 독립성 논란을 가열시키며 되레 걸림돌로 작용했다.

시장의 관심은 내달 금통위에 쏠린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잇따라 등장하며 인상을 위한 깜빡이는 켜둔 상태다. 특히 이날 이일형 위원 외에 고승범 위원도 금리 인상 소수 의견에 가세하면서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 빚 증가 등 저금리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심각한 데다 한미 금리역전 폭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등으로 더 이상 금리인상을 미루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금통위 의결문에도 내달 인상 의지가 담겼다. 한은은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계속 들어 있던 ‘신중히 판단’이라는 문구가 빠졌다.

■고용 전망 반 토막, 어두워진 경제 전망치

한은은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2.7%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당초 3.0%로 잡았던 전망치를 지난 7월에 2.9%로 낮춰잡은 데 이어 석 달 만에 추가로 내린 것이다. 2.7% 성장률은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2012년(2.3%) 이래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고용 상황이 부진하고, 설비와 건설 부문에서 투자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설비투자는 당초 1.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마이너스(-0.35)로 전환했다. 건설투자도 조정국면이 계속되며 역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봤다. 하반기에만 -4.3%를 기록하며 연간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2.7%), 수출(3.5%)은 7월 전망을 유지했다.

고용은 석 달 전 전망에서 반 토막이 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가 9만 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월 30만 명이던 전망치는 4월과 7월 전망 때는 각각 26만 명, 18만 명에 이어 이번엔 절반으로 줄었다.

취업자 수 증가치 9만 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9년(-8만7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주요 기관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단위:%)   2018년 2019년 정부(기획재정부) 2.9 2.8 한국은행 2.7 2.7 국제통화기금(IMF) 2.8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 2.8 한국개발연구원(KDI) 2.9 2.7 자본시장연구원 2.9 2.7 현대경제연구원 2.8 2.6 LG경제연구원 2.8 2.5 ※자료 : 각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