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처분소득 늘려 내수 진작 취지
- “고소득층 더 혜택·역진적” 지적에
- 정부 “총지출의 유류비 비중 고려”
-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관건
정부가 내달 6일부터 6개월간 유류세를 15% 내린다. 서민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내수 진작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모든 차량이 유류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세 서민들보다 고소득층이 누리는 효과가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유류세 인하 방안이 담긴 ‘최근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지방세(주행세), 교육세 등 이른바 유류세 4종이 내달 6일부터 6개월간 현행보다 약 15% 인하된다.
이번 조처로 휘발유는 ℓ당 최대 111원, 경유는 ℓ당 79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ℓ당 28원씩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분이 그대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다면 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한 ℓ당 가격 인하의 최대 폭은 휘발유 123원, 경유 87원, LPG·부탄 30원 수준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가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 서민의 기름값 부담을 덜어주고 내수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개월간 약 2조 원의 유류세 부담 경감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과거 사례분석을 토대로 보면 유류세 인하 효과는 고소득층이 더 많이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월 유류세를 인하하고 난 뒤 2분기 휘발유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880원의 가격 하락 혜택을 누렸고 5분위(상위 20%) 가구는 월평균 5578원을 절감했다.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이 하위 20%의 약 6.3배에 달했다.
유류세 인하가 실질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정부는 10년 전인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자 10개월간 유류세를 10% 낮춘 바 있다. 당시 유류세를 내린 이틀 뒤 전국 주유소 판매가는 휘발유는 ℓ당 40원 내외, 경유는 30원 정도밖에 안 떨어져 소비자가 느끼는 연료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았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세제 혜택의 절대액을 보고 역진적이며 환경 정책 방향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을 할 수는 있다”면서도 “총지출 대비 유류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가처분소득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본다. 소득에 따라 유류세를 환급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