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분명한 목표는 정해진 법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정의를 실현한다든가 약자를 돕는다든가 하는 등 아무리 듣기 좋은 가치라 할지라도 투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될 수 없다. 물론 손해를 볼 각오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투자라기보다는 기부에 가깝다. 혼자만 투자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자기 마음대로 투자 대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가 어느 한 가지 대상에 투자할 때에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기 마련이고 때론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할 때 주로 발생한다.
기업은 이익을 주주에게 되도록 많이 배당해야 하고 이런 주주 친화적인 기업의 주가는 결국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크게 호응을 얻은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배당 성향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인 주주는 사업 이익의 배당과 재투자 중 어떤 정책이 더 큰 이익이 될 것인지 따져보게 된다. 당장 이익을 나눠 받으려는 의욕이 지나치다 보면 기업을 크게 성장시킬 동력을 식게 할 수 있다.
기업이 배당을 많이 하는 것이 무조건 최선의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며 고배당 기업이 항상 좋은 투자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투자자에 따라서는 단기간에 수익을 내고 빠지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정당한 투자 전략 중 하나이므로 이런 투자자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투자자는 당장의 작은 배당보다는 기업을 성장시켜 더 큰 시세 차익을 얻기를 바랄 수도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어느 쪽이든 최대 이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투자, SRI(사회적책임 투자)나 임팩트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형식을 택하고 있으나 이런 투자도 정정당당하게 사업을 하는 기업이 결국은 시장에서 승자가 되고 주가가 크게 올라 투자자에게 커다란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회적 정의를 이뤘지만 손실을 본다면 그 투자는 명백히 실패한 것이다. 혹자는 술 담배 또는 무기를 제조하거나 도박이나 온라인게임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주식을 ‘죄악주’로 분류하고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른바 죄악주 중에는 사업의 수익성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큰 안정적인 종목이 많아 인기 있는 투자처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투자의 목표는 수익의 실현 외에 다른 어떤 가치도 될 수 없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