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사장이 연료비 상승 등에 따른 자사 실적의 악화를 언급하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정책 비용과 연료비 상승으로 수익 구조가 갈수록 악화되는 만큼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3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전이)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지난해에만 4조7000억 원 수준이고 같은 해 (한전이 지불한) 정책 비용도 2017년보다 1조2000억 원 증가한 6조 원에 달했다”며 전기요금 체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가 이하로 판매한 전기가 늘면 한전의 수익 구조는 나빠지게 된다.
김 사장은 또 “연료 가격이 워낙 상승한 데다 지난해 원자력 가동률도 낮았다”며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연료값과 정책 비용도 계속 오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전력 구매 단가가 높아진 데 따른 자사의 경영 부담을 공개적으로 토로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정부가 검토 중인 산업용 심야 경부하 전기요금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언급하며 “소비자 부담은 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비 왜곡과 자원 배분의 왜곡을 막는 방향으로, 조금은 과감하게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정부에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하면 1단계 요금을 내는 956만 가구의 요금이 오를 것”이라며 “전기요금은 정상화하고 어려운 가구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원료 가격 변동으로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전기요금 도매가격 연동제’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도입하는 방안을 현재 정부와 논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