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전 세계 금융시장의 규제 환경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당시 대형 투자은행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규제강화 방안이 2009년 G20 정상회의에서 발표됐다. 그 일환으로 거래정보저장소(TR, Trade Repository)라는 새로운 시장 인프라의 도입이 추진됐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 세계 장외파생상품시장은 거래잔고가 596조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그 방대한 거래규모에도 불구하고 당시 세계 금융당국들은 장외파생상품시장의 위험노출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했다. 이러한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장외파생상품의 거래정보를 전산화된 방식으로 수집·관리하는 기관 즉, 거래정보저장소의 도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G20 합의에 따라 거래정보저장소 도입에 필요한 법규를 정비하고 거래정보저장소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는 금융당국, 업계 및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TR선정위원회에서 한국거래소를 국내 거래정보저장소 사업자로 선정했다. 지난달에는 주요 금융기관들에 장외파생상품의 거래정보 보고를 의무화하는 감독규정 개정이 완료돼 이제 거래정보저장소 설립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거래정보저장소가 도입되면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주요 금융기관은 거래정보저장소로 세부적인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 거래정보저장소는 수집한 거래정보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및 한국은행 등 감독당국에 제공하고 주요 시장통계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금융당국도 거래정보저장소를 이용해 장외파생상품을 누가 얼마나 거래하고 있는지, 장외파생상품으로 특정 금융기관이 파산하는 경우 다른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신뢰성 높은 정보를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특정 거래의 세부 거래조건에 대한 정보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의 예방 및 적발과 같은 감독 기능도 한층 강화되리라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정보저장소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 중이다. 최근 관련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거래정보 보고 제도안을 업계에 공개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 정식 가동을 목표로 곧 IT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기동 한국거래소 TR개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