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원 이하의 채무를 10년 이상 장기연체 중인 취약계층에게 3년만 성실 상환하면 잔여채무를 면제해주는 특별감면 프로그램이 이르면 6월 도입된다. 연체 위기에 빠진 채무자의 대출 상환을 미뤄주고, 연체 90일 이상 된 채무자의 채무 원금 감면율을 최대 70%까지 높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전북 군산 서민금융 현장을 방문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채무자 신용회복지원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상환능력이 없는 취약채무자를 대상으로 6~8월 중 특별감면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대상자는 3개월 이상 연체한 기초수급자·장애인연금 수령자와 70세 이상 고령자, 10년 이상 1500만 원 이하 채무를 장기연체한 저소득층이다.

　금융위는 이들의 채무에 대해 상각채권의 경우 원금 70~90%를, 미상각채권은 30%까지 원금을 탕감한다.

　1500만 원 이하 장기연체자의 경우 3년간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으로 성실히 빚을 갚으면 남은 채무도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감면된 채무의 50%이상은 갚아야 한다.

　연체 발생 30일 이내에 신청할 수 있는 ‘연체위기자 신속지원제도’도 도입된다. 그동안 금융권의 채무조정은 연체 90일 이후에 가능했는데 금융위는 연체가 발생해 신용도가 하락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지원 대상은 일시적 소득 중단·감소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다중채무자다. 최근 6개월 이내 실업자나 무급휴직자, 폐업자, 3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 등이 대상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6개월간 원금 상환을 유예해준다. 이 기간에는 약정금리대로 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6개월 후에도 해결이 안 되면 개인워크아웃으로 전환하거나 최대 10년간 장기분할상환에 들어간다.

　연체가 90일이 넘은 채무자라면 금융회사가 대출채권을 상각하기 전이라도 최대 30%까지 원금 감면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금융회사가 손실처리(상각)하지 않으면 원금 감면이 안 돼 이자 면제나 장기 분할상환 등만 가능하다.

　금융위는 미상각 채무라도 채무과중 정도에 따라 최대 30%까지 원금을 감면하고 대신 금융회사들이 원금 감면분에 대한 손비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단 고의적 연체를 막기 위해 채무조정 신청일 1년 이내 대출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상각된 채무의 원금 감면율은 최대 70%까지 높인다. 금융위는 현재 상각채권의 원금감면은 30∼60%까지 가능하지만 이를 20∼70%로 상향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채무감면율 상향은 오는 3~4월중, 연체위기가 신속지원과 특별감면 프로그램은 6~8월 중 시행하는 등 제도 개선을 연내 모두 완료키로 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맞춤형 채무조정 체계 구축 방안 -금융위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이 18일 군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채무조정 상담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