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규제 정책의 지속,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입주 물량의 증가에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 가능성 등 지방 부동산시장이 안정적이지 못하는 원인은 차고 넘친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시장이 불안정할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첫째, 집값 하락 현상이 지속된다. 부산의 한 인기 주거지역 전용면적 84㎡ 규모 아파트는 2017년 최대 6억8000만 원까지 거래됐다. 지난해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5억 원대까지 내렸다. 선호도가 부족한 지역의 가격 하락세는 더욱 컸다. 둘째, 역전세난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현상이 김해 거제 양산 등 경남에서 부산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거제시 전용면적 110㎡ 아파트는 2017년 4월 1억 5000만~1억 8000만 원이던 전셋값이 지난 1월 1억1000만~1억2000만 원 떨어졌다. 2년 새 4000만~6000만 원이 곤두박질쳤다.
셋째, 깡통주택이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하락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상황까지도 포함한다. 집을 팔아도 대출금이나 전세보증금을 다 갚지 못한다는 것이다. ‘갭투자’ ‘하우스푸어’ 문제와도 연결된다. 넷째, ‘미입주 대란’은 이미 지방의 경우 심각한 상태다. 지난달 입주 기간이 만료된 전국 아파트 단지의 입주율은 72.1%로 2017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지방에서도 부산·경상권 입주율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입주 대란은 분양 예정자뿐 아니라 건설사도 힘들게 한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우리 국민 10가구 중 4가구에 해당하는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급격한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은 중장기적으로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엄동설한에서도 매화꽃이 피고, 냇가의 얼음 밑으로 눈 녹은 시냇물이 흐르듯 봄이 와야 한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부추기고 단기 투자를 위한 분양 열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사는 가고 오고’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은 받아 나올 수 있는’ 거래 정상화라는 ‘봄’을 바란다. 지금과 같이 거래 숨통까지 막힌 단계에서 서울과 수도권처럼 도시 경쟁력이 더 향상되는 지역과 도시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과의 격차는 그 어떤 묘약으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강정규 동의대 부동산대학원 원장